설악산1 [사진풍경] 설악산 봉정암 사리탑에 첫 눈 내리다 농담처럼 말했었다. "내일 아침, 눈이 왔으면 좋겠어." "눈이 억지라면, 상고대라도 맺히면 좋겠다." 기온이 1도까지 떨어진다는 예보를 접하고서 친구에게 했던 말이었다. 그런데 정말, 눈이 내렸다. 여기는 해발 1244m 고지, 설악산 봉정암. 봉정암은 불사리를 모신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하나다. 지금 나는 산객이 아닌 참배객의 신분으로 이곳에 왔다. 눈은, '내린다'라기보다는 '날린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가벼운 몸짓으로 하늘에서부터 내려와 허공을 춤추다 사라졌다. 부랴부랴 사리탑에 올랐다. 산을 내려가기 전에 한 번은 더 마주하고 싶었다. 마침 아무도 없었다. 탑을 바라보며 한참을 서 있었다. 간밤, 나도 모르게 백팔 배를 올렸었다. 그리고 기도라기보다는 발원, 스스로 다짐하게 되던 마음이 있.. 2023. 10.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