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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여행

창덕궁의 전각, 제대로 알고 가기 하(下)_선정전, 희정당, 대조전, 낙선재

by 보고여행 2023. 3. 17.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 왕들의 사랑을 받으며 실질적인 법궁 역할을 했던 창덕궁, 볼거리도 이야기도 많은 창덕궁입니다. '창덕궁의 전각, 제대로 알고 가기' 하(下) 편, 선정전, 희정당, 대조전, 낙선재 이어갑니다.

 

창덕궁의 문화재들


창덕궁 여행에서 챙겨봐야 할 문화재들입니다. 창덕궁엔 국보와 보물 외에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깊은 나무들, 그 외 등록문화재도 많습니다.

 

  • 국보 : 창덕궁 인정전
  • 보물 : 창덕궁 돈화문, 인정문, 선정전, 희정당, 대조전, 구 선원전, 금천교, 부용정, 낙선재, 주합루, 연경당
  • 천연기념물 : 창덕궁 향나무, 창덕궁 다래나무, 창덕궁 뽕나무, 창덕궁 회화나무군
  • 등록문화재 : 창덕궁 경훈각 조일선관도, 창덕궁 경훈각 삼선관파도
 

창덕궁의 전각들


창덕궁은 조선왕조 제3대 태종 5년(1405) 경복궁의 이궁으로 지어진 궁궐이며 창건 시 창덕궁의 정전인 인정전, 편전인 선정전, 침전인 희정당, 대조전 등 중요 궁궐전각이 완성되었습니다. 그 뒤 태종 12년(1412)에는 돈화문이 건립되었고 세조 9년(1463)에는 약 6만 2천 평이던 후원을 넓혀 15만여 평의 규모로 궁의 경역을 크게 확장하였습니다.

 

창덕궁은 1610년 광해군 때부터 1868년 고종이 경복궁을 중건할 때까지 258년 동안 역대 제왕이 정사를 보살펴 온 법궁이었습니다. 창덕궁 안에는 가장 오래된 궁궐 정문인 돈화문, 신하들의 하례식이나 외국사신의 접견장소로 쓰이던 인정전, 국가의 정사를 논하던 선정전 등의 치조공간이 있으며, 왕과 왕후 및 왕가 일족이 거처하는 희정당, 대조전 등의 침전공간 외에 연회, 산책, 학문을 할 수 있는 매우 넓은 공간을 후원으로 조성하였습니다.


건물배치에 있어 경복궁에서는 정문으로부터 정전, 편전, 침전 등이 일직선상에 대칭으로 배치되어 궁궐의 위엄성이 강조된 데 반하여, 창덕궁에서는 정문인 돈화문은 정남향이고, 궁 안에 들어 금천교가 동향으로 진입되어 있으며 다시 북쪽으로 인정전, 선정전 등 정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편전과 침전은 모두 정전의 동쪽에 전개되는 등 건물배치가 여러 개의 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오늘날 자연스러운 산세에 따라 자연지형을 크게 변형시키지 않고 산세에 의지하여 인위적인 건물이 자연의 수림 속에 포근히 자리를 잡도록 한 배치는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낸 완전한 건축의 표상입니다.


창덕궁은 조선시대의 전통건축으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한 건축과 조경이 고도의 조화를 표출하고 있으며, 후원은 동양조경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는 세계적인 조형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창덕궁은 1997년 1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창덕궁 전각, 제대로 알고 가기


전각개요


창덕궁의 전각들은 그 배치와 함께 주변 자연과의 조화를 으뜸으로 칩니다.
경복궁이 정문으로부터 정전, 편전, 침전이 일직선상으로 배치되어 궁궐의 위엄을 강조한다면, 창덕궁은 정문인 돈화문은 정남향이고, 궁 안의 금천교는 동향으로 진입되며, 인정전, 선정전 등은 북쪽으로 자리 잡는 등 건물배치가 여러 개의 축으로 이루어져 있고 또한 자연 지형을 변형시키지 않고 배치한 탓에 건축과 조경의 조화를 보여줍니다


전각은 크게 돈화문과 주변(돈화문, 금천과 금천교, 궐내각사), 외전영역(인정전과 선정전을 중심으로 한 치조(治朝) 영역), 내전영역(희정당과 대조전을 중심으로 한 침전 영역), 동쪽의 낙선재 영역, 그리고 북쪽의 후원 영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창덕궁 전각, 제대로 알고 가기 상' 편에 이어 '하' 편으로 선정전, 희정당, 대조전, 낙선재 이어갑니다.

 


선정전 (宣政殿) _ 임금의 집무실 편전(便殿)

宣政 : 정교(政敎)를 선양(宣揚)한다

 

 

담장이 가로질러 있고 그 뒤로 궁궐건물이 있다
창덕궁 선정전_봄맞이 궁궐 여행,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빛나는 창덕궁으로 가볼까? 바로가기

 

왕이 고위직 신하들과 함께 일상 업무를 보던 공식 집무실인 편전(便殿)으로, 지형에 맞추어 정전인 인정전 동쪽에 세워졌습니다. 아침의 조정회의, 업무보고, 국정을 논하는 경연 등 각종 회의가 이곳에서 매일 열렸다. 창건 당시에는 조계청이라 불렀는데, 1461년(세조 7)에 '정치는 베풀어야 한다'는 뜻의 선정전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임진왜란과 인조반정 등의 화재로 소실되었습니다가 1647년(인조 25)에 인왕산 기슭에 있던 인경궁을 헐어 그 재목으로 재건하였습니다. 주위를 둘러싼 행각들을 비서실, 부속실로 이용했으나 전체적으로 비좁았습니다. 현재 궁궐에 남아 있는 유일한 청기와 건물입니다.


뒤편의 희정당으로 편전 기능이 옮겨 가게 되면서 순조 이후에는 이곳을 혼전(魂殿, 종묘로 모시기 전까지 죽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는 곳)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희정당(熙政堂) _침전에서 편전으로

熙政 : 화락한 정치

 


인정전이 창덕궁의 상징적인 으뜸 궁궐전각이라면 희정당은 왕이 가장 많이 머물렀던 실질적인 중심 건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 이름은 숭문당이었으나 1496년(연산 2)에 희정당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원래의 편전인 선정전이 비좁고 종종 혼전으로 쓰이면서, 침전이었던 희정당이 편전의 기능을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희정당은 1917년 화재로 소실된 것을 1920년에 복구하면서 경복궁에 있던 강녕전을 옮겨 지은 것입니다.


<동궐도>에 그려진 원래의 희정당은 여러 개의 돌기둥 위에 세운 아담한 집이었고 마당에 연못도 있었습니다. 지금의 희정당은 이 모습과 완전히 다르고, 원래의 강녕전과도 다릅니다. 재건된 희정당 내부는 쪽마루와 카펫, 유리 창문, 천장에 샹들리에 등을 설치하여 서양식으로 꾸며졌습니다.

 


대조전(大造殿) _ 왕비의 침전

大造 : 큰 공업(功業)을 이룬다

 


대조전은 창덕궁의 정식 침전(寢殿)으로 왕비의 생활공간입니다. 원래는 대조전 주변으로 수많은 부속건물들이 에워싸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는 흥복헌도 있습니다. 흥복헌(興福軒)은 1910년 마지막 어전회의를 열어 경술국치가 결정되었던 비극의 현장입니다.


1917년 불타 없어진 터에 1920년에 경복궁의 침전인 교태전을 옮겨지어 현재의 대조전이 되었습니다. 이건하면서 창덕궁의 상황에 맞추어 재구성했는데, 대조전을 중심으로 양옆 날개채와 뒤편의 경훈각 등이 내부에서 서로 통하도록 복도와 행각으로 연결했습니다. 원래 궁궐의 복합적인 구성을 잘 보여 주는 거의 유일한 부분입니다. 희정당과 마찬가지로 내부는 서양식으로 개조하였으며, 왕실생활의 마지막 모습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낙선재(樂善齋) _ 헌종의 서재 겸 사랑채

樂善 : 선(善)을 즐긴다

 

처마 밑으로 가운데 마당이 있고 그 주위로 삼면을 둘러싼 기와건물이 있다
창덕궁 낙선재


조선 24대 임금인 헌종은 김재청의 딸을 경빈(慶嬪)으로 맞이하여 1847년(헌종 13)에 낙선재를, 이듬해에 석복헌(錫福軒) 등을 지어 수강재(壽康齋)와 나란히 두었습니다.

 

낙선재는 헌종의 서재 겸 사랑채였고, 석복헌은 경빈의 처소였으며, 수강재는 당시 대왕대비인 순원왕후(23대 순조의 왕비)를 위한 집이었습니다. 후궁을 위해 궁궐 안에 건물을 새로 마련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헌종은 평소 검소하면서도 선진 문물에 관심이 많았다.


그 면모가 느껴지는 낙선재는 단청을 하지 않은 소박한 모습을 지녔으며, 석복헌에서는 순종의 비 순정효황후가 1966년까지 기거하였고, 낙선재에서는 영왕의 비 이방자 여사가 1989년까지 생활하였습니다.

 

 

창덕궁의 해설 프로그램

 

'창덕궁 전각, 제대로 알고 가기 상, 하' 편을 마치며 창덕궁 여행을 보다 알차게 할 수 있는 해설 프로그램들을 소개합니다. 해설프로그램은 전각해설, 후원해설, 창덕궁 깊이 알기(궐내각사 / 낙선재)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중 전각 해설은 현장에서 시간 맞춰 합류해 들으면 되고(물론 인터넷 예매도 가능), 후원 해설은 관람 자체가 해설자 동반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예약이 필요한데, 관람희망일 6일 전 오전 10시부터 웹에서 선착순예매로 가능합니다.
한편 '창덕궁 깊이 알기' 프로그램은 주 3일, 1일 1회 한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사전예약이 필수이고 경쟁이 치열한 듯(?)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창덕궁 누리집 안내를 참고하세요

 

마치며


문화재는 정말로 '아는 만큼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해설 프로그램이 유익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칫 건성보기가 되기 쉬운 고궁 여행, 창덕궁 여행에 도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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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이트 및 출처 : 궁능유적본부 | 창덕궁관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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