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용정, 애련지, 주합루, 연경당 등 볼거리가 많은 창덕궁 후원, 대충이라도 알고 가고자 할 때 필요한 글입니다. 전각이나 후원 모두 인터넷 예약이 좋지만, 후원은 특히 해설자 인솔로만 진행되니 가급적 예약을 하고 가라는 말씀드리며, 창덕궁 후원 알고 가기, 정리합니다.
후원 입구
성정각 일원에서 창경궁과 경계를 이루는 담을 따라 올라가면 왕실정원의 초입부인 부용지에 이릅니다.
부용지 (芙蓉池) 일대
-芙蓉 : 연꽃
부용정 (芙蓉亭)
부용지의 네모난 연못과 둥근 섬은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사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합니다.
연못은 장대석으로 쌓아 올렸고, 남쪽 모서리에는 물고기 조각이 하나 있습니다. 잉어 한 마리가 물 위로 뛰어오르는 모습을 새겼는데, 이것은 왕과 신하의 관계를 물과 물고기에 빗댄 것입니다.
이 연못의 남쪽 변에 부용정이 자리 잡고 있는데, 부용정의 남쪽은 낮은 언덕에 면하고 있습니다. 현판이 걸려 있는 동쪽이 건물의 정면인데, 이는 이곳의 지형이 남·북·서 삼면이 낮은 언덕으로 둘려있고, 동쪽만이 훤하게 트여 있기 때문입니다.
궁궐지에 따르면 조선 숙종 33년(1707)에 이곳에 택수재(澤水齋)를 지었는데, 정조 때에 이를 고쳐 짓고 이름을 ‘부용정(芙蓉亭)’이라 바꾸었다고 합니다. 부용정은 창덕궁 후원의 대표적 연못인 부용지에 지은 마루식 정자로 연못에 인접하여 자연의 선경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풍류를 통해 수양을 하는 한국 정자건축의 대표적 작품입니다.
열십(十) 자 모양의 독특한 평면 형태, 공간구성, 건물의 장식 등이 뛰어난 비례와 대비로 건물의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건물로 역사적, 예술적, 건축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습니다.
이곳은 후원의 첫 번째 중심 정원으로, 휴식뿐 아니라 학문과 교육을 하던 비교적 공개된 장소였습니다.
300평(약 1000㎡) 넓이의 사각형 연못인 부용지를 중심으로 여러 건물을 지었는데, 주합루 일원의 규장각(奎章閣)과 서향각(書香閣) 등은 왕실 도서관 용도로 쓰였고, 영화당(暎花堂)에서는 왕이 입회하는 특별한 과거시험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영화당(暎花堂)
영화당은 동쪽으로 춘당대 마당을, 서쪽으로 부용지를 마주하며 앞뒤에 툇마루를 둔 특이한 건물입니다. 연꽃이 활짝 핀 모양의 부용정은 연못에 피어 있는 한 송이 꽃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행사가 치러지던 영화당은 연못에 면해 있으며, 학문을 연마하던 주합루는 높은 곳에서 연못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하나하나의 건물도 각각 특색 있고 아름답지만, 서로 어우러지면서 풍경이 되는 절묘한 경관입니다. 현재는 어수문을 중심으로 생울타리인 취병을 재현하여 지역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주합루 (宙合樓)_보물
창덕궁 후원에 부용지와 부용정, 영화당, 주합루가 있는데 이 중에서 북쪽에 주합루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주합루 주변은 3단의 화계(花階)에 정원을 꾸며 놓았으며, 화계 첫 단에는 어수문(魚水門)을 두고 주합루에 오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주합루의 정문인 어수문은 임금을 물에, 신하들은 물고기에 비유하여 군신의 융화적 관계를 함축한 뜻이 담겨 있습니다. 어수문은 임금이, 그 옆 작은 문(협문)은 신하들이 출입하였습니다.
창덕궁 주합루(昌德宮宙合樓)는 정조 즉위년(1776) 창덕궁 후원에 어제·어필을 보관할 목적으로 건립한 2층 건물입니다.
건물은 경사진 높은 지형에 배치하여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였으며, 1층은 왕실도서 보관에 적절한 퇴와 사분합 들문을 설치하였고 내부는 온돌을 두었습니다. 2층 열람실은 사방의 빼어난 경관을 조망할 수 있도록 배치하는 등 건물의 기능에 맞는 실 배분이 충실히 반영되었습니다.
애련지(愛蓮池) 일대
愛蓮 : 연꽃을 사랑하다
1692년(숙종 18)에 연못 가운데 섬을 쌓고 정자를 지었다고 하는데, 지금 그 섬은 없고 정자는 연못 북쪽 끝에 걸쳐 있습니다. 연꽃을 특히 좋아했던 숙종이 이 정자에 ‘애련(愛蓮)’이라는 이름을 붙여, 연못은 애련지가 되었습니다.
숙종은 ‘내 연꽃을 사랑함은 더러운 곳에 처하여도 맑고 깨끗하여 은연히 군자의 덕을 지녔기 때문입니다’라고 새 정자의 이름을 지은 까닭을 밝혀 놓았습니다.
애련지 서쪽 연경당 사이에 또 하나의 연못이 있는데, 원래 이곳에 어수당이라는 건물이 있었습니다 하나 지금은 없어졌습니다.
1827년(순조 27) 효명세자는 애련지 남쪽에 의두합을 비롯한 몇 개의 건물을 짓고 담장을 쌓았습니다. 현재 ‘기오헌(奇傲軒)’이라는 현판이 붙은 의두합은 8칸 의 단출한 서재로, 단청도 없는 매우 소박한 건물입니다. 바로 옆의 운경거(韻磬居)로 추정되는 건물은 궐 안에서 가장 작은 한 칸 반짜리 건물입니다.
관람지(觀纜池) 일대
존덕정, 관람정, 폄우사, 승재정
관람지 일대는 후원 가운데 가장 늦게 갖춰진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모습은 네모나거나 둥근 3개의 작은 연못들이 있었는데, 1900년대 이후 하나의 곡선형으로 바뀌었고, 지금은 관람지라고 부릅니다.
연못을 중심으로 겹지붕의 육각형 정자인 존덕정, 부채꼴 형태의 관람정(觀纜亭), 서쪽 언덕 위에 위치한 길쭉한 맞배지붕의 폄우사(砭愚榭), 관람정 맞은편의 승재정(勝在亭) 등 다양한 형태의 정자들을 세웠습니다.
폄우사는 원래 부속채가 딸린 ‘ㄱ’ 자 모양이었으나 지금은 부속채가 없어져 단출한 모습이고, 숲 속에 자리 잡은 승재정은 사모지붕의 날렵한 모습입니다.
1644년(인조 22)에 세워진 존덕정이 가장 오래된 건물이고, 관람정과 승재정은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에 세운 것으로 추정합니다.
옥류천(玉流川)
- 玉流 : 옥같이 맑게 흐르는 시냇물
옥류천은 후원 북쪽 가장 깊은 골짜기에 흐릅니다.
1636년(인조 14)에 거대한 바위인 소요암을 깎아 내고 그 위에 홈을 파서 휘도는 물길을 끌어들여 작은 폭포를 만들었으며, 곡선형의 수로를 따라서 흐르는 물 위에 술잔을 띄우고 시를 짓는 유상곡수연(流觴曲水宴)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바위에 새겨진 '玉流川' 세 글자는 인조의 친필이고, 오언절구 시는 이 일대의 경치를 읊은 숙종의 작품입니다.
소요정(逍遙亭), 태극정(太極亭), 농산정(籠山亭), 취한정(翠寒亭), 청의정(淸漪亭) 등 작은 규모의 정자를 곳곳에 세워, 어느 한곳에 집중되지 않고 여러 방향으로 분산되는 정원을 이루었습니다.
작은 논을 끼고 있는 청의정(淸漪亭)은 볏짚으로 지붕을 덮은 초가입니다. <동궐도>에는 16채의 초가가 보이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청의정만 궁궐 안의 유일한 초가로 남아 있습니다.
연경당(演慶堂)과 선향재(善香齋)
- 演慶 : 경사(慶事)가 널리 퍼진다, 善香 : 좋은 향기가 서린다
연경당은 사대부 살림집을 본뜬 조선 후기 접견실입니다.
연경당은 효명세자가 아버지 순조에게 존호(尊號)를 올리는 의례를 행하기 위해 1828년(순조 28) 경에 창건했습니다. 지금의 연경당은 고종이 1865년쯤에 새로 지은 것으로 추정합니다.
사대부 살림집을 본떠 왕의 사랑채와 왕비의 안채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단청을 하지 않았습니다. 사랑채와 안채가 분리되어 있지만 내부는 연결되어 있는 점도 유사합니다. 그러나 일반 민가가 99칸으로 규모가 제한된 데 비해, 연경당은 120여 칸이어서 차이가 납니다.
서재인 선향재(善香齋)는 청나라풍 벽돌을 사용하였고 동판을 씌운 지붕에 도르래식 차양을 설치하여 이국적인 느낌이 듭니다.
후원 높은 곳에 있는 농수정(濃繡亭)은 마치 매가 날개를 편 것같이 날렵한 모습입니다. 안채 뒤편에는 음식을 준비하던 반빗간이 있습니다. 고종 이후 연경당은 외국 공사들을 접견하고 연회를 베푸는 등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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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이트 : 창덕궁 누리집 | 문화재청 | 궁능유적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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